1편에 이은 인터뷰 후속편입니다.
6. 독일 회사에서의 남녀 차별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나요? 양성평등이 얼마나 잘 이뤄져있나요?
–남녀 차별은 많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아직도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CEO나 부서의 장같은 높은 직책으로 가면요. 하지만 저는 여태까지 일하면서 높은 직책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도 많이 봤어요. 제 생각에는 그 여성이 능력이 있고 야망도 있을 경우, 높이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좀 더 중요하게 말하고 싶은 차별은 사회적 배경이에요. 노동자 계급의 자녀들이 대학교를 졸업하는 것은 아직도 드문 일이에요. 부모님이 노동자 계급인 경우 (주: 이 문맥에서 노동자 그룹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업이 아닌 종류의 직업을 말해요), 이러한 사람들은 대학교를 졸업한 경우에도 비타민 B (더 좋은 직장, 직책으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사회적 관계망)가 부족해요. 비타민 B가 없으면 좋은 직장을 갖기는 더 힘들죠. 그래서, 사실 노동자 계급의 자녀의 경우, 특히 부모님이 육체적 노동을 쓰는 직업을 가졌거나 1960-70년대에 독일로 건너온 이민자들 중 공장에서 일하거나 육체적 노동자인 경우, 사회에서 높은 직책을 가졌거나 아주 좋은 직장을 가진 사람은 별로 찾기 힘들 거에요.
외국인 부모님을 가지고 독일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저는 차별을 느낀 적은 별로 없어요. 하지만 저는 약간 제가 비즈니스 월드나 화이트컬러 클래스에 속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요. 아마 저희 부모님의 직업 때문인 것 같아요. 이런 느낌이나 생각이 저를 귀찮게 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단지, 제 생각에는 당신의 부모님이 사회 상위층에 속하지 않았다면, 독일의 상위층으로 올라가는 건 아주 어려워보여요.
7. 독일인들은 한 직장에서 얼마나 머무나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BMW나 보쉬, 루프트한자 같은 큰 회사들은 업무 환경이 아주 좋아요.예를 들면 (크리스마스에 받는 보너스라던가, 직업 안정성, 복지 레벨, 승진 기회들) 이러한 요건들이 어떤 사람들이 30년, 40년 동안 한 회사에서 일하면서 옮기고 싶어 하지 않는 이유에요. 하지만 이런 직업은 점점 더 찾기 힘들어지고 있어요. 만약 저 같은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일반적으로 새로운 기회나 더 나은 업무 환경을 찾아서 2, 3년 후에 직업을 옮길거에요. 때때로 다른 경우에는 동료들과 잘 맞지 않거나 사는 곳과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일하기 위해 직업을 옮기기도 해요.
현재 독일의 취업시장은 그렇게 나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직업을 찾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이러한 배경이 사람들이 현재 직장이 최고가 아니라고 느낄 때 그 직장을 그만두는 걸 더 쉽게 하는 요소같아요.
독일의 인사부 사람도 한 사람이 한 직장에서 너무 오래 머무르지 않았던 걸 선호해요. 한 회사에서 몇 년 일한 후에는 회사, 부서를 바꾸거나 같은 회사에서 좀 더 책임이 있는 포지션으로 바꾸는 것이 좋아요.
8. 상사와의 관계는 어떻게 보이나요? 후배 직원이 생각하는 걸 100%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구조인가요? 상사와 다른 의견을 말할 때 얼마나 편하게 느끼나요?
–현재 제 상사와 제 관계는 그렇게 수직적이지 않아요. 저는 쉽게 제 의견을 말할 수 있어요. 하지만 당연히 마지막 결정을 내리는 건 제 보스죠. 하지만 당연히 은행이나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회사들은 좀 더 수직적인 구조를 가질 수도 있어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다른 점은: 저희 회사에서는 모두 두쩬(Duzen)을 해요. (주: 독일어에는 영어의 you에 해당하는 표현으로 Sie와 Du가 있습니다. Sie는 처음 본 상대나 자신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사용하고, du는 친구나 좀 더 가까운 사이에 사용할 수 있지요. 서로 du라고 호칭하는 것을 duzen이라 하고, 서로 Sie라고 호칭하는 것을 Siezen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장과도 두쩬을 하고 분위기가 좀 더 수평적이죠. 하지만 제가 보쉬에서 일했을 때 제 상사는 몇 개월이 지난 후에 두쩬을 하자고 했어요. (보통 낮은 직급의 사람인 경우, 먼저 두쩬을 제안하면 안돼요!) 반대로, 저희 어머니는 병원에서 근무했는데, 근무한 지 15년이나 지난 후에도 가장 가까운 동료와 지쩬(siezen)을 했어요.
9. 지금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 외국인인 동료가 있나요? 외국인으로서 독일 회사에 취업 및 정착하는데 관련한 기회 및 어려움과 관련해 말씀해주세요!
–현재 저희 회사에서 일하는 외국인 직원의 수는 아주 적어요. 그리고 그런 직원들의 대부분은 이미 독일에 살았던 사람들이에요.
작년에 저희 회사에 인도 출신의 사람이 취업을 했는데 그녀는 전혀 독일어를 못했어요. 때때로 그녀는 좀 어색해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점심시간에 그녀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독일어로 이야기를 해야하는지 영어로 이야기를 해야하는지 몰랐어요. 이런 상황이 그녀를 불편하게 했지요. 또 비즈니스 미팅의 경우 독일인이 아닌 사람이 그녀 한 명이었을 때 상황이 좀 곤란했지요.
반대로 저는 다른 독일 회사에 한 명의 한국인 동료를 기억하는데 그는 매우 프로페셔널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오직 영어만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가 일했던 회사는 매우 글로벌한 회사였고, 영어가 업무에 사용되는 언어였기 때문에 그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었죠.
또 제가 BMW에서 일했을 때 40대 초반의 동료가 한 명 있었어요. 처음에는 독일어를 잘 하지 못했는데 천천히 독일어를 향상시키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회사 생활을 아주 편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인종 차별에 대해서: 어떤 연구들은 아랍 출신의 배경이 취업 시장에서 어드밴티지는 아니라고 해요. 하지만 저는 이미 아랍이나 터키 출신에 매우 좋은 대학 교육을 받고 아주 좋은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알아요. 그래서 저는 누구에게든 열심히 하면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시아 사람들이 특히 차별을 받는다고 느끼지 않지만, 당연히 독일인이 아니라면 같은 성취를 이루기 위해 더 많이 노력을 해야하는 것 같아요.
10. 독일인이 아닌 독자들에게 독일 회사에 들어가가는데 도움이 될만한 팁이 있나요?
–첫째는 지각하지 않기!
둘째는 신뢰성이 아주 중요하다는 거에요. 독일 회사에서 일할 때 만약 시간이나 일적으로 압박이 있을 경우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할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동료들이나 상사들이 당신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해요. 때떄로 이건 직접적으로 „NO“를 해야 한다는 걸 의미해요. 예를 들면, 만약 당신이 데드라인을 맞추지 못할 것 같다거나 일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경우, 혼자 하려다가 실패하는 경우 보다는 미리 이 점에 관하여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해놓는 편이 좋아요.
언어에 관하여: 만약 당신이 독일어를 하지 못한다면 여기서 직업을 찾기는 매우 힘들어요. 예를 들어 특별한 능력이 없는 독일인이 한국에 가서 일을 구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아마 일을 구할 가능성이 그리 높진 않겠죠.
지원과정에 관해서는: 당신의 지원서를 도와줄 독일인을 찾거나 최소한 인터넷에서 샘플을 참고하세요. 한국과 독일 회사에서 기대하는 지원서는 꽤 많이 차이가 난답니다.
당연히, 당신이 엔지니어링이나 코딩, 외국어 등에 특별한 지식이 있다면 여기서 직업을 찾기가 더 쉬울거에요. 그리고 독일에서는 현재 노인돌봄 같은 분야에서 수요가 아주 많아요. 하지만 어느 경우에든 지원을 위해서는 기초적 수준의 독일어는 갖고 있어야 해요.
또 미리 참고해두면 좋을 점은 독일은 한국에 비해 서류 작업이 엄청 복잡하다는 사실이에요. 비자나 건강보험 등 준비할 서류도 많고 다 해결되는데 간도 오래걸린답니다.
11. 독일 회사에서 일하는 장점은 뭘까요?
–한국보다 업무시간이 적다는 점과 회사 문화가 좀 더 수평적이라는 점이죠. 당신은 언제든 공식적으로 업무가 끝나는 시간에 갈 수 있고 아무도 이상하게 쳐다보지 않아요. 또 사회 복지 시스템이 잘 돼 있다는 점이에요.
또 하나는, 독일에서는 누구도 당신이 어느 대학을 졸업했는지 물어보지 않아요. 또 당신이 업무 시간 후에 동료들과 어울리고 싶지 않아도 아무 문제 없어요. 그냥 „NO“라고 말해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거든요.
더해서 독일은 미국과 같은 „Hire and fire“같은 문화가 없어요. 독일에서는 노동의회나 노동조합의 역사가 아주 길고 힘도 강하거든요. 이런 노동조합의 존재가 업무환경의 질을 많이 향상시켰어요.
또 하나의 조언을 드리자면: 오스트리아도 눈여겨 보세요. 오스트리아란 나라가 작기 때문에 많은 한국분들이 오스트리아에 대해 알고 계신 것 같진 않아요. 오스트리아의 모국어도 독일어구요.
더 흥미로운 것은: 독일의 업무 조건이 독일보다 훨씬 낫다는 거에요. 특히 사회 복지 시스템이 독일보다 훨씬 잘 되어있어요. 예를 들면 연금 시스템 같은.. 따라서 독일에 일하는 데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오스트리아도 한 번 봐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오스트리아는 스위스처럼 비싼 것도 아니고 물가는 독일이랑 비슷해요.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비엔나에서 사는 주거비는 독일의 대도시보다 저렴할거에요. 주거비 관련 사회 정책이 잘 되어 있거든요. 하지만 물론, 오스트리아에는 독일보다 한국 관련 비즈니스 및 한국 회사들이 적기 때문에 독일보다 일을 찾기는 더 어려울 수도 있어요.
12. 독일의 직장문화에서 바꾸고 싶은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10-15년 쯤 독일의 실업률은 지금보다 훨씬 높았어요. 지금 실업률은 많이 나아졌지만, 어떤 종류의 직업이 늘어났나 생각해봐야할 것 같아요.
저는 좀 더 많은 회사들이 BMW나 보쉬같은 복지 수준을 갖췄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회사 연금을 퇴직 후에 받는다던가, 하루 과업을 한 경우 다음 날 휴가를 받는다던가 하는 점이요.
또 저는 나이 든 노동자들이 독일 취업시장에서 차별받는다고 생각해요. 50세 이상인 사람이 실직한 경우 새롭게 좋은 직장을 찾기가 힘들어요. 저는 회사들이 좀 더 그들의 경험을 높게 평가하고 기회를 줘야한다고 생각해요.
젊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직장을 찾기는 쉽지만 보통은 임시직이나 계약직의 직장을 얻는 게 보통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그 사람들이 가족을 꾸릴 계획을 할 수 있겠어요?
보태서, 저는 회사에서 좀 더 그 사람이 어떤 전공을 가졌나에 덜 얽매였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마케팅을 전공했어도 컨트롤링 쪽에 일하길 원하면 그 사람이 그 분야에서 얼마나 잘 할 수 있는지 기회를 줘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점점 더 많은 독일 회사들이 10명 이상, 심지어 10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탁 트인 공간의 사무실에서 일하게 하는데요. 정말 시끄러워요. 공식적으로는 업무 상황을 서로 쉽게 교환하기 위해서 한다고는 하지만, 당연히 내성적인 사람에게는 좀 더 어려워요. 제가 볼 때는 회사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오직 비용 절감에 있다고 생각해요.
일반적으로 독일의 직업환경은 다른 유럽의 국가들에 비해 훨씬 낫다고 생각해요. 저는 딱히 불만은 없어요. 하지만 언제나 개선할 점은 있는거니까요.
추가 기사: 독일인이 말하는 독일 문화의 장점과 단점
안녕하세요.
글 잘 보고 있습니다.
혹시 저에게 메일 주소를 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현재 저는 독일에서 마케팅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으며, 함께 일할 수 있는 분야가 있을 것 같아서요.
안녕하세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 메일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