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 대 서독, 통일 30년 후 지금은?

West vs. Ost

인트로.. 

Berlin Mauer
베를린 장벽, 출처: pixabay

안녕하세요!

독일에  살다 보니 극우파 정당 AFD 및 동독에서 일어난 PEGIDA운동  이후 독일 사회에서 많이 마주하게 된 주제에 대해 들려드릴까 합니다. 바로  동독 대 서독 (Ostdeutschland vs. Westdeutschland)입니다.

여기서 동독, 서독이라고 말하는 것은 과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이전 존재했던 두 개의 독일이죠.

현재 지리적 장벽은 사라졌지만 생활 수준 및 정치적 성향 부분에서 서독 지역 및 동독 지역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가장 주목을 받았던 그 차이 중 하나는 동독에서 시작된 PEGIDA 운동 및 동독에서 크게 득세하고 있는 AFD 극우파 정당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목격함으로 인해 독일 내에서는 왜 유독 동독에서 이러한 반 이민자의 정세가 우세한가에 관련하여 동독과 서독에 존재하는 차이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이 주제는 뉴스에서도 자주 보게 되는 주제인데요.

이와 관련하여 독일 사회에 살고 있는 독일인은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 가가 궁금해졌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궁금증을 독일 친구1과 함께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1989년에 통일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독일 사회에서 서독과 동독의 차이가 활발히 토론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독일이 통일되기 전까지 동독과 서독으로 분류되었던 지역 간에 존재하는 차이는 지난 5년간 꾸준히 독일 사회에서 토론되어 왔습니다. 2014년 “페기다(PEGIDA; Patriotische Europäer gegen die Islamisierung des Abendlandes –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  유러피안의 정당(직역))”라는 데모운동이 처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페기다는 극우파 성향의 정치운동으로 주로 독일 사회 내에 이슬람 문화가 퍼지는 것에 반대하는 운동입니다.

독일의 동독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인 드레스덴(Dresden)에서 페기다 운동은 큰 인기를 얻었고 데모에 20,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서독에서는 페기다 운동에 참여한 숫자가 상대적으로 매우 적었습니다. 

또한 AFD(Alternative für Deutschland, 독일을 위한 대안)라고 하는 독일 극우파 정당이 있는데요.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래 정당 사이트를 참고하세요.)EHRDLF

이 정당은 2017년 연방선거에서 동독의 주 중 하나인 색소니(Saxony)에서 27%나 되는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독일 전체에서 AFD의 지지율이 13%인 것을 고려하면 이 정당이 동독에서 얼마나 특히 인기가 있는지를 알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성향은 동독의 사회적 상황을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동독 지역의 실업률은 서독보다 훨씬 높고 임금 수준은 서독에 비해 훨씬 낮습니다. 또한 독일의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서독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AFD, die Linke and die Gruene

동독 지역에서는 AFD 뿐만 아니라 특히 인기가 있는 정당이 좌파 성향의 정당인 디링커(Die Linke)입니다. (아래 사이트 참조)

https://www.die-linke.de/start/

디링커는 사회주의(socialism)에 대해 상대적으로 오픈된 자세를 가지고 있는 정당입니다. 동독 주의 하나인 튀링엔의 prime minister는 디링커 정당 출신입니다.

이를 이해할 수 있는 근거 중 하나는 통일 전 동독은 공산주의(Communism)의 독재정부였다는 것입니다. 이 상황을 한국의 케이스에 적용해서 설명해보자면 북한과 나한티 통일된 이후 북한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는 정당이 좌파 성향의 정당이고 그 다음으로 주로 반 이민자 정책을 지지하는 우파가 인기를 얻는 상황이라고 보면 되겠죠.

동독에서 특히나 인기가 없는 정당이 있는데요. 바로 die Grünen입니다. 한국말로 해석하자면 녹색당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https://www.gruene.de/

이 녹색당은 난민들에 대해 매우 관용적인 태도를 취하며 이산화탄소 배출에 세금을 매기는 정책 등 강력한 환경 규제 정책을 내세우는 정당입니다. 이 정당은 서독에서는 20%이상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동독에서의 지지율은 10%에 불과합니다.

녹색당의 정치적 테마는 상대적으로 특권층의 관심사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비특권층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이슈일 수 있습니다. 만약 직업이 없거나 아주 적은 월급을 받는 사람이 환경 규제 이슈에 관심이 있을까요? 

또한 말씀드렸던 그린정당의 주요 정치적 테마는 상대적으로 특권층(사회 엘리트층)의 관심사를 대변하는 테마이기도 합니다. 만약 직업이 없거나 아주 적은 월급을 받는 사람이 환경 규제 이슈에 관심이 있을까요? 따라서 이런 사람들에게 그린정당이 적은 지지율을 얻는 것은 당연해보입니다.

또한 동독 지역 사람들이 극좌파 그리고 극우파 성향의 정당을 지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독일 정부에 대한 낮은 신뢰도입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색소니(동독 지역의 한 주)에서 57%의 응답자가 오직 직접민주주의만이 유일하게 맞는 민주주의 형태라고 답했습니다. 그말인 즉슨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의 결정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또한 오직 응답자의 20%만이 유럽 의회를 신뢰한다고 답했습니다.

2015년 대규모 난민 유입 사태 이후 AFD의 지지율이 극적으로 증가한 것을 비추어 난민 사태가 극우파의 득세의 주 원인이라고 많이들 생각합니다. 그러나 혹자는 2015년 발생했던 대규모 난민 유입 사태가 사실은 일반적으로 퍼져있던 동독 주민들의 정부에 대한 불만을 터트린 계기를 제공한 것 뿐이라고도 합니다. 동독 주민들에 있어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길은 극우파인 AFD를 지지하고 페기다에 참여하는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만약 동독 지역 출신의 독일인이 서독에 사는 경우에 그 사람이 차별을 경험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반대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저는 서독 출신이기 때문에 이를 답변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동독 출신의 사람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일 내에서 출신 지역은 대개 억양과 사투리를 통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누군가가 동독 지역 출신인 경우 독일인들은 그의 말하는 억양을 통해 그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엄청난 차별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 생각에 일반적으로 동독 지역 출신의 독일인들은 진지하게 여겨지기 위해 좀 더 노력을 해야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동독 지역 출신의 사람들에 대한 편견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차별은 크지 않다고 봅니다. 만약 그 사람이 좋은 교육을 받았고 우수하다면, 그들에게도 모든 문은 열려있습니다. 이것이 동독 지역에 살고있는 많은 우수한 인재들 또는 젊은이들이 서독으로 이동하는 이유입니다.

서독인이 동독 지역에서 사는 경우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동독에서는 서독 출신의 독일인에 대한 편견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거만하다던가 자신들이 동독에 비해 우월하다고 느낀다거나 하는 것들이요.

현재 존재하고 있는 동독 및 서독 지역 간의 차이는 독일 사회에 전반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시나요? 

표면적으로 봤을 때 독일은 30년 전에 통일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 마음 속에는 여전히 베를린 장벽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서독 지역 사람들은 동독 지역에 사는 것을 상상하기 힘드니까요. 

동독 지역 사람들이 정부로부터 방치당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명합니다. 예를 들면 그들은 서독지역 사람들이 더 많은 연금을 받는 상황에 대한 불만이 있습니다. 그들은 정부가 서독 지역을 위해 더 많이 투자한다고 생각하고 동독은 그냥 방치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동독에는 통일 이후의 독일 정부가 통일 전 동독에서 사람들이 이루었던 많은 것들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정서가 존재합니다. 통일 후 많은 동독 사람들은 직장을 잃었고, 그 전에 가졌던 직업과 비슷한 수준의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솔직히 말해서, 많은 서독 사람들은 (특히 통일 전의 독일을 기억하는 이전 세대) 경제적 상황과 생활 수준이 통일 후보다 통일 전이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1980년대에는 노동 계급/중산층 계급의 사람들도 도시에서 집을 사거나 차를 사는 것이 가능했으며 여성들이 일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그러한 생활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고 더 이상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또한 많은 서독 사람들은 왜 통일 후 30년이 된 지금가지도 자신들이 통일세 (soli)를 내야하는지 불만이 많습니다. 독일 정부는 통일 후 동독에 인프라스트럭쳐를 다시 건설하기 위해 많은 돈을 지난 30년간 투자해왔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동독 지역의 라이프찌히(Leipzig)나 드레스덴(Dresden)은 서독의 몇몇 도시들보다 훨씬 나은 인프라스트럭쳐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독 지역의 사람들만 이러한 통일세를 낸 것은 아니고 동독 지역의 사람들도 통일세를 내왔습니다.

결과적으로 서독의 많은 사람들, 특히 노인세대는, 베를린 장벽의 붕괴가 경제적 호황을 꺾이게 한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몇몇 설문조사에 따르면 동독 지역의 사람들 역시 통일 이전의 동독이 통일이 된 독일보다 더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동독에서는 직장이 보장되었고 많은 부분을 국가가 해결했으니까요.

독일의 남부 지역 사람들의 포지션은 어떻습니까? 이 디베이트에서 남부 지역 사람들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제가 알기로는, 독일의 남부 지역의 사람들 역시 그들의 정체성에 대한 강한 정서를 갖고 있습니다)

남부 지역 사람들의 포지션은 서독과 그렇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남부 지역은 특히나 독일 내에서 부유한 주가 많기 때문에 부유한 주에서 가난한 주로 세금이 흘러가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바바리아(독일 남부의 주) 사람들은 그들의 주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강합니다. 따라서 그들은 동독 지역의 사람들과 자신들이 같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제시될 수 있을까요? 

이것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좀 더 동독에 있는 사람들의 입장과 정치적 의견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하고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걸 삼가해야 합니다. 전체 독일 수준 차원에서의 토론이 필요합니다.

또한 동독에서 사는 것이 좀 더 매력적이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많은 일자리들, 더 나은 인프라스트럭쳐 같은. 그래서 동독 사람들이 더 나은 기회를 위해 서독으로 올 필요 없이 그들이 나고 자란 고향에서 서독과 동등하게 잘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케이스를 보며 한국이 통일에 관련해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독일의 경험에 비추어 한국에 조언을 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한반도의 분단은 동독과 서독의 분단의 역사보다 훨씬 길었습니다.

또한 통일 당시의 동독과 서독의 차이는 현재 남한과 북한의 차이만큼 크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통일 전에도, 동독 사람은 서독의 텔레비젼 채널을 볼 수 있었고 서독 사람들은 부분적으로 학교에 수업 등의 기회로 동독에 갈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동독 사람들은 동독 이외의 세상이 어떻게 보이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현재 외부와는 완전히 단절된 북한과는 매우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통일은 긴 시간이 걸립니다. 이것은 과정이고 한 번에 끝나는 이벤트가 아닙니다. 저는 때때로 동독과 서독이 한번에 통일된 것보다 동독이 천천히 민주화가 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그 말인 즉슨, 두개의 나라로 공존을 해도, 둘 다 민주적이고, 두 나라에 있는 사람들이 같은 권리, 예를 들면 여행할 수 있는 자유, 정치적 표현의 자유, 선거의 자유,를 가질 수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은 통일과 비교했을 때 하나의 옵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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