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이 말하는 독일 경제

 

독일인이 말하는 독일 경제

안녕하세요.

현재 코로나로 인해 많은 변화가 있지만 이 글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경제 시스템, 예를 들면 임금 수준, 세금, 그리고 구조적 문제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저는 독일에서 자라 교육을 받았고 현재는 30대 초반으로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블로그의 한국인 저자인 S가 글의 번역을 도와주었습니다.

현재 독일의 경제 상황 

1970년의 경제 호황은 지나간지 오래입니다. 그 당시에는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독일로 건너왔고 (저희 부모님 포함) 독일어를 하지 못해도 바로 일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자동차 회사의 공장에서 많은 외국인들이 일했습니다. 또 대학 졸업장 없이도 쉽게 사무직에서 일할 수 있었습니다.

2000년대 초에 독일 경제는 아직 많은 문제를 갖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구조적 문제, 독일 통일, 높은 실업율 등이요. 하지만 2008/2009년 경제 위기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했고 그 이후 높은 수출 실적, 낮은 실업율 등 경제 상황은 좋아보였습니다. 그러던 중 코로나가 찾아왔습니다.

현재 독일 경제 상황은 코로나 때문에 최상은 아닙니다. 2020년 GDP는 지난 해에 비해 5-6% 하락했습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어려워진 업계는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요식업, 여행업, 일반 상업 그리고 행사 업계입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독일에는 현재 대량 실업 사태는 다행히도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점이 2000년대 초와 다릅니다. 2005년 당시 실업률은 11.5%에 달했고 이는 무려 2천 7백만 명이 직업을 잃었다는 것입니다. 2020년 12월의 실업률은 5.9%에 그쳤습니다. 그러에도 불구하고 2020년에는 많은 사람들이 단축근무 (Kurzarbeit)를 해야했습니다. 여기서 독일의 단축근무 시스템에 대해 좀 더 설명드릴까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2020년 4월에 회사의 경제적 사정으로 단축 근무를 해야 했습니다. 이 경우에 저는 80% 단축근무를 했는데요. 풀어서 말하자면 1주일에 정규 업무시간인 40시간 중에서 80%인 32시간만 일하는 것입니다. 단축근무를 함으로써 줄어드는 월급의 60%는 노동부에서 보상해주었습니다. 이를 통해 회사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100%로 단축근무를 해야했는데 예를 들면 식당 종업원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 경우 업주는 인건비를 전혀 지출하지 않게 됩니다.

이러한 단축근무 시스템은 독일에서 긴급 상황의 대량 해고 사태를 방지하는 데 쓰이는 중요한 툴입니다. 이 정책 덕분에 독일에서는 코로나 위기 때 미국에서 보였던 것 같은 대량 해고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적용되는 중요한 경제적 원칙들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어서 설명하겠습니다.

노동시장 그리고 임금 수준

OECD 통계를 보면 전반적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https://data.oecd.org/earnwage/average-wages.htm. 독일은 평균 임금 수준을 보면 전 세계에서 3분의 1 상위에 속합니다. 독일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는 나라는 노르웨이, 호주, 미국, 오스트리아를 들 수 있습니다. 한국과 비교하면 독일 임금 수준은 25% 정도 높습니다. 2021년 독일의 최저임금은 시급 9.5 유로입니다. 한국의 최저시급은 6.5유로 정도입니다. 

이들은 모두 세전 임금의 평균이고 실제 상황에 대해 정확한 정보는 주지 않습니다. 특히 직종 및 회사 크기에 따라 임금 수준은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독일 실제 임금에 대해 생각할 때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독일에서는 일반적으로 임금의 40%가 세금 및 사회적 비용으로 지출됩니다. 사회적 비용은 예를 들면 국민연금, 건강보험, 그리고 실업보험을 들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 실직하게 되면 실업급여를 신청할 수 있고 이는 직전 급여의 60% 수준입니다. 건강보험을 통해서 대부분의 치료가 커버되고 국민연금은 퇴직 후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합니다. 연금은 현재 기준으로 지난 임금의 45% 수준입니다.

코로나 사태 때 시행된 단축근무도 실업보험으로부터 지원되었습니다. 그 외에 독일은 대학을 포함한 모든 교육이 무료이고 자녀가 25살이 될 때 까지 지원을 받습니다 (Kindergeld: 킨더겔트). 이 킨더겔트는 자녀 한 명당 매달 200유로 수준입니다.

이러한 부분을 고려하면: 독일은 한국보다 많은 세금을 내지만 그에 비례하여 더 많은 사회적 지원을 받습니다. 임금만 본다면 한국에서 일을 하는 한국인이 독일보다 더 많이 벌 수 있습니다. 즉 각 시스템에는 장단점이 있고 어느 시스템이 나은지는 개인의 선호라고 봅니다.

디테일까지 설명하면 너무 길어지기에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하지만 독일 시스템의 단점 중 하나는 현 시스템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젊은이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인구 구조는 고령화되고 있어서 현 연금 시스템은 큰 문제에 직면할 것이지만 현재까지 어떤 대안도 없는 상황입니다.

사회적 자본주의 시스템

독일 경제 시스템은 “사회적 자본주의”에 기반합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쉽게 말하자면 기본적으로 두 가지 시스템이 있습니다. 자유경제주의 (자유 자본주의)는 국가가 경제에 거의 개입하지 않고 국가의 개입이 없을 때 경제가 가장 잘 작동한다고 보는 시스템입니다. 반대의 개념으로는 공산주의 국가들에서 흔히 보이는 계획 경제가 있습니다. 이 시스템에서는 국가가 모든 것을 계획하고 통제하죠.

독일의 사회적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는 자유경제주의를 택하며서 계획경제의 몇 가지 정책을 채택합니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생각은 국가의 개입 없이는 경제는 작동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저는 여기서 사회적 자본주의 몇 가지 예를 들고자 합니다. 예를 들면 독일에서는 2015년부터 국가에서 정해진 최저임금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업보험과 관련하여 노동자 뿐만 아니라 고용주도 이와 관련한 보험금을 매달 지불합니다. 이러한 정책은 고용주에게 노동 비용 부담을 크게 만듭니다.

그 외에 독일 세금 제도에는 국가적인 재분배가 존재합니다. 높은 임금을 버는 사람은 낮은 임금을 버는 사람보다 더 높은 세금률을 적용받습니다.

더하여 몇몇 상품에 대해서는 고정가 또는 최대 가격이 정해져있습니다. 예를 들면 책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엄격한 인수합병 규제가 있지요. 큰 기업은 단순히 다른 기업을 사거나 혹은 다른 외국 기업에 의해 팔릴 수 없습니다. 이러한 경우 보통 국가로부터 허가 되어야만 가능합니다.

이러한 제도는 미국의 제도와 크게 상반됩니다. 하지만 얼마나 국가의 영향이 강한가는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정당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면 사회민주당은 더 많은 국가의 규제를 원하지만 보수당은 국가의 규제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싶어합니다.

독일 내의 국가적 규제에 관한 따끈한 예로는 부동산 시장이 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독일의 몇몇 대도시들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 몇 년간 엄청나게 상승했습니다. 독일 내에서는 처음으로 이러한 가격 상승을 제한하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몇몇 주들에서는 임대비 제한을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잘 작동하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베를린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임대비의 최대 가격을 설정하고 적용하도록 하였습니다. 임대인은 이 정해진 가격 이상으로 임대비를 요구할 수 없습니다.

독일 정부의 규제 관련하여 현재 진행중인 예는 부동산 시장이 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지난 몇 해동안 독일의 몇몇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 상승을 제한하려는 시도가 보이고 있습니다. 몇몇 주들은 임대비 제한을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잘 작동하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베를린에서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최대 임대비를 설정하고 임대인이 이 이상을 요구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이 정책은 임대인들 및 보수당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고 이 정책이 실효성이 있을지는 두고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다른 문제는 임대 사업의 수익 감소로 인해 새로운 부동산 건축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독일 경제 제도의 문제점들

마지막으로 독일 경제의 제도적 문제점들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독일의 요식주의는 많은 결정들을 지연시키고 저해합니다 (기업 설립 등). 제 생각에는 다른 나라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독일보다 훨씬 쉽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낙후된 시설입니다. 많은 시설들은 1970년대 지어졌고 현재 낙후되었습니다. 독일의 인터넷은 매우 느리고 심지어 어떤 곳들은 개발도상국보다 느립니다. 이런 낙후된 시설의 요인들 중 하나는 소비자들이 새로운 기술들을 받아들이기를 꺼려하기 때문입니다. 독일인들은 정보 노출 및 그 오용의 가능성에 대해 굉장히 예민합니다.

노동 시장에도 몇 가지 문제들이 있습니다. 몇 가지 취업구조는 매우 취약합니다. 지난 100년 동안 파견직의 수는 늘어났고 많은 기업들은 계약직을 선호합니다. 몇몇 직종에는 노동자가 부족합니다. 향후에는 디지털화로 인해 독일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물론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독일의 노동 시장이 나은 것은 사실이지만 독일의 모든 것이 완벽하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독일에서도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는 많이 배워야 하고 또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전망

현재 독일은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고 노동시장 또한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만약 당신이 좋은 직업을 갖고 있다면 독일이 살기 좋고 일하기 좋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독일은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더 많은 일자리가 있고 사회 제도는 개인적 부담을 주려줍니다.

물론 디지털화 및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많은 것들이 변할 것이고 독일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 (한국 같은)에 따라잡히지 않도록 스스로 변화해야 합니다. 또 취약한 고용구조 (예: 파견직)은 긍정적인 변화가 아니었습니다. 독일의 좋아보이는 것들이 사실은 다 좋은 것이 아니고 몇 가지 부분은 한국이 더 낫다고 봅니다. (예: 새로운 기술, 혁신, 서비스) 하지만 대부분 현재 많은 독일의 글로벌 회사들은 튼튼하고 수출량도 많습니다. 이는 독일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합니다.

만약 독일 경제에 관해 질문이나 코멘트가 있으면 댓글을 남겨주세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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